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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ial정책

정책칼럼

스테이블코인 외환법 개정, 기본법과 한 묶음으로 내야 한다

정부와 한국은행이 스테이블코인을 외국환거래법상 지급수단으로 규율하는 개정안을 연내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해외 유출을 막겠다는 취지는 타당하지만, 스테이블코인이 무엇인지 정할 디지털자산기본법 정부안은 아직 국회에 오지 않았다. 정의가 두 법에서 따로 쓰이기 전에 함께 설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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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블코인을 둘러싼 국내 입법이 두 갈래로 나뉘고 있다. 한국은행은 22일 국정감사 업무현황 보고자료에서 정부와 함께 스테이블코인을 지급수단 등으로 규율하는 외국환거래법 개정안을 올해 안에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디지털자산기본법 협의가 막바지라고 했지만 제출 시점은 내놓지 않았다. 하나는 돈의 국경을 지키는 법이고, 다른 하나는 스테이블코인이 무엇이고 누가 발행하는지를 정하는 법이다. 필자는 이 둘이 따로 출발하는 순서를 우려한다.

유출은 숫자로 확인된다

외환 쪽의 조급함에는 근거가 있다. 금융감독원이 국회에 낸 자료를 보면 국내 5대 거래소에서 해외 거래소로 나간 스테이블코인은 6월 한 달에만 약 2조7625억원이었고, 들어온 것을 빼도 5603억원이 순유출됐다. 2025년 1월부터 18개월 동안 매달 순유출이 이어졌다. 레드스톤과 카이아가 낸 보고서는 18개월 누적 순유출을 약 104억달러(약 14조원)로 집계했다.

현행 외국환거래법에서 지급수단은 정부지폐, 은행권, 주화 같은 것들이다. 달러 스테이블코인은 여기에 들어 있지 않아, 외환 신고 절차 없이 국경을 넘는 거래가 가능하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이 지난해 10월 스테이블코인을 지급수단에 추가하는 개정안을 낸 것도 같은 문제의식이었다.

이미 깔린 장치, 아직 없는 정의

해외 이전을 들여다보는 장치는 이미 마련되고 있다. 6월 개정된 외국환거래법에 따라 12월 3일부터 가상자산 이전업무가 신설되고, 등록 사업자는 해외 거래소나 개인지갑으로 오간 내역을 한국은행 외환전산망에 보고한다. 이번 지급수단 개정안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가 스테이블코인 자체를 외환 규율의 대상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감독의 손도 여럿이다. 이전 내역은 한은 외환전산망에 모인 뒤 국세청, 관세청, 금융감독원, 금융정보분석원으로 공유된다. 외환법은 재정경제부와 한은이, 기본법은 금융위가 주도한다. 같은 스테이블코인 거래를 두고 정의를 내리는 기관과 들여다보는 기관, 제재하는 기관이 서로 다른 구조가 된다. 출발점의 정의마저 어긋나면 이 협업은 처음부터 삐걱일 수밖에 없다.

문제는 그 대상이 정확히 무엇인지 아직 법에 없다는 점이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12일 국감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은행 지분 50%+1의 컨소시엄으로 하기로 정부와 합의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발행인 자격, 준비자산, 상환 의무는 모두 기본법이 정할 몫이다. 한은은 지난해 보고서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도입되면 외환 규제 우회가 더 쉬워질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원화 코인과 달러 코인을 외환법에서 같은 지급수단으로 볼지, 다르게 볼지도 기본법의 정의 없이는 답하기 어렵다.

반론: 기본법을 기다릴 수는 없다

외환법을 먼저 고쳐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있다. 기본법 정부안은 1년 가까이 늦어졌고, 그 사이에도 매달 수천억원이 빠져나갔다. 외환 관리의 공백은 이용자 보호 입법의 일정과 별개로 메워야 한다는 논리다. 한은이 입법 공백기의 규제 회피 거래에 대해 관계 부처와 협의하겠다고 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필자도 외환법 개정 자체를 미루자는 것은 아니다. 다만 개정안이 스테이블코인을 스스로 정의하면, 나중에 기본법이 다른 정의를 들고 왔을 때 한 자산을 두 법이 다르게 부르게 된다. 거래소와 발행사, 이용자 모두 어느 기준을 따라야 할지 헷갈리게 된다.

제언: 정의는 하나, 발표는 함께

해법은 복잡하지 않다. 첫째, 외환법 개정안은 스테이블코인의 정의를 독자적으로 쓰지 말고 기본법의 정의를 따르도록 연결 조항을 두어야 한다. 둘째, 재정경제부·금융위·한은은 두 법안의 초안을 같은 시기에 공개해 정의와 감독 분담이 맞물리는지 시장이 함께 검토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셋째, 지급수단 편입이 개인 이용자의 소액 이전에 어떤 신고 부담을 주는지 기준을 미리 밝혀야 한다. 연내라는 시한은 지킬 수 있다. 다만 두 법이 같은 단어를 같은 뜻으로 쓰는지 확인하는 일은 시한보다 먼저다.

본 기사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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