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드월렛 80%면 충분한가…바이낸스 사태에 거래소 긴급 소집
바이낸스가 핫월렛에서 63억달러를 털린 지 나흘 만에 금융위원회가 2일 국내 거래소 보안 점검 회의를 열었다. 핵심 안건은 법정 하한 80%인 콜드월렛 보관 비율 상향이다. 업비트는 99%를 넘지만 80%대 초반에 머문 곳도 있다. 5일에는 전 금융권 점검 회의가 이어진다.
상단 이미지: AI 생성 이미지(이해를 돕기 위한 연출)
법이 정한 선은 80%다. 국내 거래소는 고객이 맡긴 가상자산의 80% 이상만 인터넷과 끊긴 지갑, 이른바 콜드월렛에 넣어 두면 된다. 업비트는 이 비율이 99%를 넘는다. 그런데 하한선을 겨우 넘긴 곳도 있다. 세계 최대 거래소 바이낸스가 인터넷에 연결된 지갑(핫월렛)에서 63억달러(약 8조4000억원)를 털린 지 나흘 만에, 금융위원회가 국내 거래소를 불러 이 숫자부터 들여다봤다.
99%에서 80%대 초반까지, 거래소마다 다른 비율
금융위는 2일 오전 10시 업비트·빗썸·코인원·디지털엑스·고팍스 등 원화마켓 거래소 5곳과 코인마켓 거래소 포블게이트 관계자를 불러 보안 점검 회의를 열었다. 거래소마다 실무 책임자 1~2명이 나왔다. 바이낸스 사고 경과를 공유하고, 국내 거래소의 보안 체계와 이용자 자산 보호 태세를 살피는 자리였다. 금융위 관계자는 바이낸스 사고를 두고 우려가 커진 만큼 국내 거래소의 준비 상황을 미리 점검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안건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건 콜드월렛 보관 비율이다.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은 고객 자산의 80% 이상을 콜드월렛에 두라고 정한다. 실제 비율은 거래소마다 꽤 다르다. 업비트 99% 이상, 빗썸 94% 안팎, 코인원 85% 안팎이다. 디지털엑스와 고팍스는 80%대 초반으로 하한선에 붙어 있다.
고객이 100만원어치 코인을 맡겼다고 치자. 업비트에서는 그중 1만원도 안 되는 몫이 온라인 지갑에 있다. 하한선 근처 거래소라면 20만원 가까이가 해커 손이 닿을 수 있는 곳에 놓인다.
'100% 수준' 얘기는 2월에 이미 나왔다
비율을 올리자는 논의가 처음은 아니다. 금융위는 올해 2월 빗썸의 비트코인 오지급 사고 뒤, 가상자산 2단계 입법의 하위 규정에서 콜드월렛 비율을 100% 수준까지 높이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해킹 위험을 줄이고, 시스템 오류로 실제 보유량보다 많은 코인이 지급되는 일을 막겠다는 이유였다. 다만 목표치와 시행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고, 2단계 입법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비율만 끌어올리면 해결되느냐는 물음도 남는다. 최근 국내 사고는 지갑 바깥에서 터졌다. 빗썸에서는 외부인이 사내 그룹웨어에 무단 접속해 고객 844명의 주민등록번호와 계좌번호, 신분증 사본이 노출됐다. 코인마켓 거래소 프라뱅은 고객 자산 약 1억원을 도난당해 서비스를 한때 멈췄다. 바이낸스 역시 직원 노트북이 침투 경로로 거론됐고, 회사는 이후 침해 지점이 더 있었다고 밝혔다. 콜드월렛 비율이 높아도 내부 시스템이 뚫리면 다른 경로로 피해가 날 수 있다.
피해 규모도 비교해 볼 만하다. 바이낸스 피해액은 2025년 2월 바이비트가 북한 해커에게 잃은 15억달러의 네 배를 넘는다. 바이낸스는 회사 자금으로 손실의 약 95%를 메웠다고 밝혔다. 그래도 출금을 다시 연 1일, 첫 9시간 남짓 동안 빠져나간 돈이 들어온 돈보다 36억달러가량 많았다(회사 집계).
5일엔 은행장들까지 모인다
이날 거래소 회의에서 확정된 조치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금융위는 오는 5일 금융감독원·금융보안원·관계부처와 금융권 협회, 5대 시중은행장을 모아 전 금융권 보안 대비 태세를 점검한다. 콜드월렛 비율을 몇 %까지, 언제부터 올릴지는 그 회의 뒤 나올 금융위 후속 대책에서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바이낸스는 그보다 앞선 3일까지 영지식증명 방식의 준비금 증명 전체 보고서를 내놓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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