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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대신 ‘자기 우선주’ 산 스트래티지…트레저리 모델, 공격에서 방어로

세계 최대 비트코인 보유 상장사 스트래티지가 10월 셋째 주 비트코인을 한 개도 사지 않고 자사 우선주 STRC를 2억490만달러어치 되샀다. 28일 주주총회는 STRC 배당을 매일 주는 안을 통과시켰다. 보통주 시가총액이 보유 비트코인 가치를 밑도는 가운데, 주식을 찍어 코인을 사던 모델이 우선주 가격을 지키는 쪽으로 무게를 옮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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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분 읽기

미국 스트래티지(Strategy)는 지난 몇 년 동안 매주 월요일 비트코인 매입 내역을 공시해 왔다. 26일 공시에는 그 숫자가 0이었다. 10월 19~25일 이 회사가 현금을 쓴 곳은 비트코인이 아니라 자사 변동금리 우선주 STRC였다. 이틀 뒤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는 이 우선주 배당을 날마다 지급하는 안이 통과됐다. 세계 최대 '비트코인 트레저리' 기업의 자금 흐름이 코인을 사들이는 쪽에서 자기 증권 가격을 지키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배경

스트래티지의 사업 모델은 단순했다. 회사 가치가 보유 비트코인 가치보다 높게 평가받으면 주식을 새로 팔아 비트코인을 더 사고, 그만큼 주당 비트코인 보유량을 늘린다. 시가총액을 보유 코인 가치로 나눈 값인 mNAV가 1을 넘어야 이 계산이 성립한다. 2024년 강세장에서 이 배수는 3배를 넘기도 했다.

회사는 보통주만으로 자금을 대지 않았다. STRF·STRK·STRD·STRC 등 여러 종류의 우선주를 '디지털 크레딧'이라는 이름으로 팔았다. 이 가운데 STRC는 배당률을 매달 조정해 주가를 액면 100달러 근처에 붙잡아 두도록 설계된 상품이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비트코인이 밀리자 설계가 흔들렸다. 미국 코인데스크(CoinDesk)는 6월 말 STRC가 75달러까지 내려 액면보다 25% 낮아졌다고 전했다. 보통주 프리미엄도 1배 안팎으로 줄었다. 스트래티지는 6월 29일 이사회 결의로 대응책을 내놨다. 공시에 따르면 우선주와 보통주에 각각 최대 10억달러의 자사주 매입 한도를 두고, STRC 배당률을 연 12%로 올렸다. 비트코인을 팔아 최대 12억5000만달러를 마련할 수 있는 근거도 만들었다. 배당과 이자 지급, 현금 준비금 보충, 자사 증권 매입이 그 용도다. 비트코인을 팔 의무는 없다는 단서를 달았다.

현장과 데이터

매입은 7월 말 시작됐다. 크립토슬레이트(CryptoSlate) 집계로 첫 주에는 2500만달러어치를 평균 86.52달러에 샀다. 이후 주간 매입액이 1억달러 단위로 커졌고, 회사는 9월 초 우선주 매입 한도를 20억달러로 늘렸다. 그 무렵 STRC는 97~98달러대로 올라섰다.

최근 2주 공시는 흐름을 더 분명히 보여준다. 10월 12~18일 스트래티지는 STRC 193만8780주를 1억9310만달러에 되샀다. 같은 주 비트코인은 267개, 2210만달러어치를 샀는데 이 돈은 보통주 2200만달러어치를 팔아 마련했다. 우선주 매입 한도는 이때 다시 30억달러로 늘었다. 이어 19~25일에는 STRC 206만8459주를 2억490만달러에 샀고 비트코인 매입과 주식 발행은 모두 멈췄다. 공시된 수치로 계산하면 주당 평균 매입가는 약 99.06달러로, 사실상 액면에 바짝 붙은 가격이다.

돈은 현금에서 나왔다. 회사가 따로 쌓아 둔 'USD 현금'은 1주일 사이 4억4730만달러에서 2억4240만달러로 줄었고, 그 차이가 STRC 매입액과 정확히 같다. 배당과 이자 지급용으로 따로 묶어 둔 'USD 준비금'은 48억3000만달러로 그대로였다. 30억달러 한도 가운데 남은 몫은 9억5680만달러다. 출발 이후 약 20억4000만달러를 쓴 셈이다. 보통주 매입 한도 10억달러는 아직 쓰지 않았다.

보유 비트코인은 84만8517개다. 매입 원가는 640억2000만달러, 개당 평균 7만5446달러다. 코인게코(CoinGecko) 집계로 전체 공급량의 약 4%에 해당한다. 문제는 보통주 평가다. 비트코인 보유 기업 지표를 추적하는 두 곳의 집계에 따르면 28일 종가 기준 희석 시가총액은 약 656억달러로, 보유 비트코인 가치 약 681억달러에 못 미쳤다. 보통주만 놓고 보면 mNAV가 0.96배 수준이다. 부채와 우선주를 더한 기업가치 기준으로는 1.2배 안팎이다.

28일 임시 주주총회는 이런 상황에서 열렸다. 회사가 밝힌 잠정 집계로 투표 참여 주식의 99.3%가 찬성했다. STRC는 11월 1일부터 매일 배당을 지급하고, 나머지 세 우선주는 내년 1월 1일부터 같은 방식으로 바뀐다. 11월 STRC 배당률은 연 12%로 정해졌다. 회사는 STRC가 100달러 근처에서 꾸준히 거래될 때까지 이 배당률을 유지하자고 권고하겠다고 했다. 28일 STRC 종가는 99.71달러, 시가총액은 약 92억9000만달러였다. 이 규모에 12%를 단순히 곱하면 STRC 한 종목의 연간 배당만 11억달러 안팎이다.

쟁점

회사 쪽 논리는 이렇다. 우선주가 액면 아래에서 거래되면 새로 발행할 수 없고, 결국 비트코인을 살 자금줄도 막힌다. 액면보다 싸게 사서 소각하면 회사에는 이익이고, 가격이 100달러로 돌아오면 다시 우선주를 팔아 비트코인을 살 수 있다. 매일 배당은 배당 기준일을 전후한 가격 출렁임을 줄여 STRC를 현금성 상품처럼 보이게 하려는 장치다. 이사회는 이것이 우선주 수요를 키워 비트코인 매입 재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판 쪽은 순서가 거꾸로 됐다고 본다. 가상자산 매체 프로토스(Protos)는 10월 초 STRC 반등이 사실상 보통주 매각 자금으로 떠받친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통주 주주의 지분을 희석해 우선주 가격을 지켰다는 것이다. 투자사 투프라임(Two Prime)의 알렉산더 블룸 최고경영자는 국채보다 6%포인트 넘게 더 주는 상품에 대해 "공짜 점심은 없다"고 경고해 왔다. 미 10년물 국채금리가 5% 안팎인 지금, 12% 배당은 그만큼 비트코인 가격이 계속 올라야 감당할 수 있는 비용이라는 시각이다.

중간 지대의 평가도 있다. 현금 준비금 48억3000만달러는 회사가 정한 기준대로라면 최소 12개월치 배당과 이자를 덮는다. 당장 비트코인을 내다 팔 압박은 크지 않다는 뜻이다. 다만 보통주가 비트코인 가치보다 싸게 거래되는 동안에는 주식 발행으로 코인을 사는 기존 공식이 작동하지 않는다. 일본 메타플래닛(Metaplanet)이 이달 대규모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트레저리 기업들이 매수자에서 자기 증권의 방어자로 역할을 바꾸고 있다.

전망과 체크포인트

첫 번째로 볼 것은 29일(현지시간) 장 마감 뒤 나오는 스트래티지 3분기 실적이다. 숫자 자체보다 남은 매입 한도와 준비금을 어떻게 쓸지, 비트코인 매입을 언제 다시 시작할지에 대한 설명이 관건이다. 두 번째는 매일 배당이 시작되는 11월 STRC 가격이다. 100달러를 지키면 우선주 발행이 재개될 수 있지만, 다시 밀리면 남은 9억달러대 한도가 빠르게 줄어든다.

세 번째는 금리다. 장기 국채금리가 5%를 웃도는 한 12% 배당 상품의 상대적 매력은 줄고, 회사가 배당률을 내리기도 어렵다. 마지막으로 비트코인 매각 근거 12억5000만달러가 실제로 쓰이는지 지켜봐야 한다. 공급량의 4%를 쥔 회사가 매수를 멈춘 것만으로도 시장의 큰 수요 하나가 빠졌다. 매각으로 돌아서면 의미는 더 커진다.

국내 투자자에게도 남의 일이 아니다. 해외 주식 계좌로 스트래티지 보통주나 우선주를 사는 투자자는 이 회사를 비트코인의 대체재로 여기기 쉽다. 하지만 지금 이 회사의 주가는 비트코인 가격만큼이나 우선주 구조와 현금 흐름에 좌우된다. 고정 수익처럼 보이는 12% 배당도 이사회가 매달 정하는 것이고, 보장된 이자가 아니다.

본 기사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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